남자는 온슬롯이 떠나간 그 자리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온슬롯이 해주고 간 이야기는 망치로 머리를 때린 듯 충격적이었다
한참을 서 있던 남자가 결심한듯 입술을 깨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그래 온슬롯의 말의 맞다 인생을 건 승부를 노름으로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지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지?
이제부터 나는 노름에 승부를 걸지 않고 노름을 즐긴다 '

온슬롯이 남기고 간 10만원 후기쿠폰을 50만원으로 만든 남자는
굳은 결심을 하며 되뇌인다

단지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먼 온슬롯이 옳았던 것 일까
그 뒤로 그는 소액으로 노름을 즐기기 시작하며
더이상 돈 만원이 없어 담배를 못피우는 나락까지 떨어지지 않게 된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며칠? 몇달? 혹은 몇년....


제주의 밤바닷바람은 그날처럼 여전히 매서웠지만
남자의 모습은 더이상 그때처럼 초라한 패배자의 모습이 아니다
생기 넘치는 눈을 하고 먼 바다를 지긋이 바라보며
담배에 불을 붙이는 남자의 얼굴엔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다


온슬롯이 어느샌가 다가와 어깨를 툭 치며 인사한다



"봐 ! 하면 되잖아 나는 널 믿었어 앞으로도 널 믿을 거구!"


다시금 손 내밀어 쥐어주는 10만 후기쿠폰.....


남자가 크게 웃는다
온슬롯도 따라 웃는다
제주의 밤바다는 그렇게 웃음소리테 젖은 채 조용히 아침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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