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최고의 벳.

홈 > 온라인게시판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내 인생 최고의 벳.

오직슬롯 5 408 0

오래전, 랜드에 처박혀 있을 때, 본가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애들 지금 우리집에 와 있다. 어떻게 된 일이냐?"


그 전화를 받았을 때, 가슴이 철렁했고, 한편으로 올게 왔구나 하는 심정도 들었다. 

당시 애들은 작은 애가 초등 3학년, 큰 애가 초등 5학년. 

이런 애들을 와이프가 친정에 맡겻다는 건 더는 나하고 살기 싫다는 뜻. 

극단적으로 보면 엄마가 어린 애들을 버린 거지만. 나는 그때의 와이프 결단을 비판하지 않는다. 

이니 욕을 할 형편이 아니다  

그때의 나는 개인의 도파민 충족을 위해 가정의 삶까지 내버린 도박 중독자였고, 그걸 와이프가 더는 견디지 못한 것일 뿐이다. 

당시 내게 선택지는 3가지였다. 


이왕 이렇게 된거 애들은 어머니에게 맡기고 도박으로 완전히 승부보는 것. 

서울 와이프에게 찾아가 무릎꿇고 용서를 바라는 것. 

애들을 데리고 서울로 가서 도박을 중단하고 새롭게 살아가는것. 


결정은 쉽지 않았다. 

무슨 결정을 해도 이겨낼 자신이 없었다. 

하우스에서 세븐오디 에이스 원피로 오천만 벳 히든 콜을 할 때도. 

마닐라에서 억단위 벳을 할 때도 결정이 이렇게 힘들지 않았다. 

고심 끝에 내 결정은 세번재였다. 

애들 운명까지 걸고 도박으로 승부본다는 것은 그야말로 막장 인생이고,

애들을 버릴 정도로 각오한 와이프가 쉽게 다시 받아줄 일도 없다고 판단했다. 

 

애들을 데리고 서울로 돌아와 지인에게 돈을 빌려 집을 구해 생활했다.

서울에 집도 있고 차도 있고 남은 자산도 있었지만. 그건 와이프의 몫이라고 생각해 일절 요구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동안 도박을 끓고 본업에 충실해 애들과 살았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건 내 인생 최고의 벳이었다. 

그 애들이 지금 잘자라서 와이프와 나의 끊어진 연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된다. 

큰애는 이제 오히려 내게 용돈까지 주는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다. 

그 결정이 아니었다면, 도박 라이프를 즐기는 지금의 인생도 물론 없었을 것이다.      

5 Comments
봄날 2023.02.17 19:05  
그 어려운걸 대단한 결심
돌아온장고 2023.02.17 19:07  

연금 굿!

인생19회차 2023.02.17 19:07  
최고 맞네요.. 인정합니다. 굿
훌라춤추는짱… 2023.02.17 19:18  
굿...
damoa 2023.02.17 19:42  
행님도 갈때까지 간 경험이 있으시군여
제목